• 2025. 5. 23.

    by. gayoung0201

    — 독서가 일상이 되는 집은 말투부터 다릅니다

    1. 독서 습관, 말로 시작되고 태도로 이어진다.

    “책 좀 읽어!” “TV 그만 보고 책 펴!”
    이러한 말은 많은 부모가 무심코 내뱉는 대사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겉보기에는 아이의 독서를 유도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책에 대한 거부감과 의무감만 심어줄 수 있는 말입니다. 독서는 단순한 지식 습득 활동이 아니라, 감정과 경험을 함께 담는 몰입의 시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읽어라’는 강요보다는, 아이가 책을 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환경과 말투, 분위기 조성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이의 독서 습관은 단순한 행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습관의 바탕은 감정과 인식,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부모의 언어와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는 부모의 말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이 가치 있는 행동인지를 스스로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매일 “책은 참 재미있다”, “이 장면 너무 웃기다”라는 식으로 감탄과 긍정의 언어를 쓸 때, 아이는 책을 ‘즐겁고 의미 있는 활동’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더욱 중요한 건 타이밍입니다. 아이가 책을 읽고 있을 때, 부모가 관심을 보이며 “지금 읽는 책 제목이 뭐야?”, “그 그림은 어떤 장면이야?”라고 말을 건네는 행동은, 아이로 하여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주목받고 있다”는 감정적 보상을 얻게 만듭니다. 아이는 누구나 부모의 주목과 관심을 원하고, 그 관심이 ‘책 읽는 행동’에 따라온다면, 자연스럽게 그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런 방식은 책을 억지로 읽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에 끌리는 아이로 성장하게 하는 힘이 됩니다.

    책을 읽히기 위한 말보다, 책을 함께 이야기하는 말이 아이에게 더 강력한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오늘 이 장면 참 이상하지 않았어?”, “주인공이 이렇게 행동한 건 왜일까?” 같은 말은 아이가 책 내용을 단순히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생각하고 말하는 독서로 확장하게 돕습니다. 이는 곧 사고력과 표현력, 그리고 공감 능력까지 함께 자라는 계기가 됩니다. 부모가 책에 대해 어떤 식으로 말하는가가, 아이의 독서 수준을 결정짓는 숨은 키워드인 셈입니다.

    또한, 아이가 책을 읽지 않을 때에도 부모의 말은 중요합니다. “왜 책 안 읽니?”라는 식의 부정적 표현 대신, “책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나 보네?”, “그럼 나중에 엄마가 책 읽을 때 같이 앉아 있을래?”와 같이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는 방식의 언어는 아이에게 책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책을 긍정적인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독서는 ‘혼자 하는 조용한 일’이라는 인식보다는, **‘함께 있는 따뜻한 시간’**이라는 정서적 이미지로 자리잡아야 장기적인 습관으로 연결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부모 자신의 태도입니다. 부모가 직접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나도 오늘 이 책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라고 자연스럽게 말하면, 아이는 독서를 특정 연령에만 필요한 것이 아닌, 모든 사람이 즐기는 일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즉, 독서 습관은 책을 읽으라는 말보다, 책에 대해 말하고, 책을 통해 대화하는 가정의 문화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교육학

     

    2. 말투와 표현이 독서에 대한 감정을 바꾼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읽는 행위에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이 감정은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습니다. 부모가 어떤 말투로, 어떤 표현을 쓰며,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주는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책 좀 읽어야 똑똑해지지”라는 말은 겉보기에 좋은 말처럼 보이지만, 아이에게는 ‘지금은 똑똑하지 않다’는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더라”는 말은 책에 대한 자연스러운 흥미를 유도합니다.

    또한 책에 대해 묻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다 읽었어?” 같은 결과 중심의 질문보다 “어떤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아?”와 같은 감정 중심의 질문이 아이의 독서 경험을 풍부하게 만듭니다. 이런 질문은 아이에게 책은 점검받는 과제가 아니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소재라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에 대해 웃고, 감탄하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는 경험을 공유하면, 아이는 독서를 단지 ‘지식 축적’이 아니라 감정을 나누는 따뜻한 활동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3. 책 선택의 주도권을 아이에게 주는 대화법

    아이에게 책을 좋아하게 만들고 싶다면, 책을 고르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좋은 책이라고 골라준 책을 억지로 읽히는 것보다는, 아이 스스로 관심 있는 주제를 선택하게 하고, 그 선택을 존중해주는 말습관이 필요합니다. “이 책이 요즘 인기래, 너도 읽어봐”보다는 “어떤 책이 궁금해?”라는 질문, “이건 네가 고른 책이니까 더 재미있겠다!”라는 격려가 아이의 자율성과 흥미를 함께 키워줍니다.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함께 책을 고를 때도, 아이의 시선과 손길을 관찰하면서 “이 책 펼쳐보니까 어때 보여?”, “그림이 재미있게 생겼네”와 같이 공감적 표현을 곁들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는 책 선택의 조력자이지 심사위원이 아니어야 합니다. 때로는 부모 기준에서 보기에 내용이 가벼운 책이라도, 아이가 집중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것 자체로 의미 있는 독서입니다. 자율적인 선택 경험이 반복될수록, 아이는 책에 대한 주체적인 애착을 형성하게 됩니다.


    4. 칭찬과 공감이 독서를 습관으로 만든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작은 독서 행동에도 즉각적인 인정과 감정적 공감을 표현하는 부모의 말습관이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책을 잠깐 들춰보았을 때도 “책 펼쳤네, 어떤 게 궁금했어?”라고 말을 건네면, 아이는 ‘나는 책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는 자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반복된 피드백은 자기 효능감을 키우고, 책에 대한 자신감을 만들어줍니다. 반면 “그거 다 읽은 거 맞아?”, “그렇게 읽어서 뭐가 기억나?”라는 식의 말은 아이의 흥미를 꺾고 독서를 ‘검증받는 행위’로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책을 다 읽었을 때에는 “잘했어”라는 단순한 칭찬보다, “끝까지 읽은 게 정말 대단하네!”, “이 장면 어땠는지 궁금해”와 같이 성과보다 과정과 감정에 집중한 피드백이 더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독서 후 함께 그림을 따라 그리거나, 이야기 내용을 짧게 역할극으로 해보는 등 다양한 방식의 반응 활동도 책에 대한 즐거움을 높이는 좋은 방법입니다. 결국, 독서를 습관으로 만드는 것은 책의 두께나 내용보다, 그 책을 읽는 시간 동안 부모가 어떤 말과 표정을 보여줬는가에 달려 있습니다.